잡담 #58.

from 정상 출력/잡담 2012/02/28 23:17
* 지난 연말부터 몸 상태가 바닥을 치더니 제 컨디션으로 돌아올 줄을 모른다. 초췌하다는 말도 들어보고, 실제로

두통도 부쩍 더 심해졌고(지금도), 뭐 먹으면 얹히거나 체하는 일 평소엔 전혀 없는데 얼마 전에는 몇 년 만에 급체.

수면도 영 만족스럽지 못하고...스팀팩 보약이라는 걸 한 번 주입해줘야 할 타이밍인가요.

* 이사온 지 어느덧 한 달 경과. 대체로 만족스럽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들 중 가장 깔끔한 축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위치가 워낙 좋아서. 훗날 젊은 시절을 회고할 날이 온다면 지금 이 곳에서 지내는 날들이 그나마 다른

때보다 조금은 더 괜찮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 물론 앞으로 잘 지내야겠지만.

 단점이라면, 공간이 그렇게 좁은 건 아닌데 수납에 있어서의 배치(기본적으로 그런 건 벽면 쪽에 붙어야하므로)가

포화 상태여서 새로 뭘 더 들여놓기가 녹록치 않다. 예전부터 직장 가지게 되면 LP도 모아봐야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다가 작년에는 어영부영 넘어갔는데, 막상 이사와서 보니 LP는 커녕 CD 넣을 자리도 없다. 3×2짜리 책장에

켜켜이 쌓아뒀는데 이대로라면 앞으로 10장만 더 사면 꽂을 데가 없음, 책도 거의 비슷한 사정. 못을 박을 수 있으면

선반형으로 얼마든지 충당이 가능한데, 어쨌거나 좀 곤란한 지경이다. 그렇지만 생활하는 데는 저언혀어 지장 없음.

가운데는 남아도는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여유가 있다.

-------------------------------------------------------------여기까지 1/21 작성으로 기록되어있음.

* 동생이랑 놀러나가던 지난 주말 밤에 내가 어느덧 행거 한 줄이 셔츠만으로 채워진 회사원 아저씨가 되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평소에는 그런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거늘, 막상 뭘 입고 나가려니 내가 이토록 우스꽝스러운 차림으로

돌아다녔던가 싶더라. 올 봄부터 어디 안나가고 집에 틀어박혀서 디아나 하라는 신의 계시인 걸까.

* 일년에 설과 추석 이렇게 두 번, 반 년마다 운전대 잡을 때마다 바짝 긴장만 하고 늘지도 않는 뭐 그런 패턴인데,
 
지난 설에 몰아보고 온 이후로 이상하게 차가 한 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부쩍 하게 되는 요즘이다...만 살 돈도
 
없고 굴릴 돈도 없고 결정적으로 출퇴근이 지하철이라 평소에 쓸 일이 전혀 없다. 이것 역시 올 봄부터 어디

안나가고 집에 틀어박혀서 디아나 하라는...어?

* 이래저래 속상한 일 많았던 2월이다. 마음도 한껏 어지러워졌으니 봄이나 빨리 와버려라. 앞으로의 일은 정말

모르겠다.

이제부터는 연애에 관한 이야기뿐이다

악수하고 돌아서고 악수하고 돌아서는,

슬프지도 즐겁지도 않은 밴조 연주 같은......다른 이야기는 없다

스물 아홉

이 시점에서부터는 말이다 부작용의 시간인 것이다

황병승, 「주치의 h」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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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버섯공주 2012/02/13 08:2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ㅎㅎ 안경지름신에 빵터졌어요. ^^

    • BlogIcon Delic 2012/02/13 22:31  address  modify / delete

      가지고 싶은 것이 포스터에서의 저런 프레임은 아닙니다만, 그냥 느낌이 부럽습니다.

  2. 염소 2012/02/13 23:4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안그래도 좀 말이많아서 생각보다 별론가? 어렵나? 의아해하고있었는데 급 관람욕이 쪼그라드네요. ㅎ
    아무리 명작이래도 요새 좀 생각하거나 머리써야하는 스토리 소화하기에 버거워요.
    저 선글라스는 저런거 있네요. ㅎㅎㅎ 룩옵티칼 가서 써보세요. 점심시간때 들러서 막 써보다 나오고그래요.
    이상하게 저는 선글라스는 시도때도없이 쓰고다니면서 의식을 안하는데 (나에겐 멋보다 필수품의 용도라) 안경 좀 프레임 큰것들은 뭔가 좀 신경이쓰이더라고요.

    • BlogIcon Delic 2012/02/15 22:08  address  modify / delete

      마음에 드실 것 같기도 한데요...

      조금 전에 막 보잉급으로 커다란 안경 하나 지르고 돌아왔습니다. 저도 이렇게 큰 건 처음 써보는데 그냥 재미있어서 좋아요, 요즘 생각에는 재미라는 게 이다지도 찾기 힘든 거였나 싶어요-

  3. BlogIcon SiiD 2012/02/14 01:3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팜플렛 못 보고 들어가서 스토리 따라가는 것도 빡셌네. 기회되면 한번 더 보고, 원작도 봐야겠음.

    티스토리 주소, 닉 바꿈

    • BlogIcon Delic 2012/02/15 22:10  address  modify / delete

      원작은 시리즈라 하나 읽으면 의무감에 완독해야될 것만 같아서 자제 중.

      스킨 완전 깔끔한데? 티스토리에서 제공하는 건가 아님 누가 만든 건가-

    • SiiD 2012/02/16 00:58  address  modify / delete

      티스토리 스킨

벨아미
카테고리 소설 > 프랑스소설
지은이 기 드 모파상 (민음사, 2009년)
상세보기

 본격 여자들 등처먹으며 출세하는, 외모는 출중한데 멘탈이 폐기물 급인 한 남자의 이야기. 막연히 지금보다 더

정숙한 분위기일 거라 여겨왔던 근대를 배경으로 치정과 불륜이 횡행하는 건 현대에 이르러서나 이루어진 각색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딱히 그런 것만도 아닌가보다. 하기사 시대를 막론하고 어딜 가나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놈팽이

남성상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도덕과 규율의 경계를 넘어서면서까지 자신의 야욕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들을

탐하는 인간형 또한 존재하기 마련이니.

 벨아미(Bel-Ami)는 '미남 친구'라는 뜻의 불어로, 주인공의 첫번째 내연녀의 딸이 지칭한 이후 그의 별명이 되었다.

자신이 고백했을 때의 상대방이 넘어올 승산에 대한 확신도 그렇고, 의외로 너무도 순순히(!) 마음을 허락하는

상대방들로 미루어봐서 미남이라는 점은 확실한 모양. (이런 캐릭터였더라면 인생살이가 적어도 불편하지는

않으련만, 하...) 오늘의 술과 내일의 저녁식사를 놓고 가용예산을 고민하던 무일푼의 전직 하사관은, 고위층의

유부녀 셋을 거쳐 마지막에는 실력자의 자제와 혼인하여 - 심지어는 바로 그 이전 내연녀가 장모가 되는 상황 -

기어이 권력과 재력의 노른자위를 차지한다. 재미있는 것은, 처음에는 '도움이 될 거야' 정도로 시작되었던 관계에의

미약한 의지가, 점차 커져가는 욕심에 새로운 결혼을 위해 이혼하고자 아내의 간통 현장 급습을 신중하게 계획할

정도로 적극적이고도 담대해져가는 주인공의 변화. 애시당초 스스로의 질투와 변심이 그에게 있어서는 경계

대상으로 간주할 거리도 아니었지만, 그 뒤틀린 심리가 이토록 생동감을 얻으며 자라나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뻗어나갈 줄이야.

 그나저나 윤리적인 측면에서는 이미 위태로움을 넘어섰으면서 명망은 한없이 드높아져만 가다니, 이건 어디서 많이

본 것만 같은 그림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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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brovely 2012/02/05 17:5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여자 등처먹는 이야기라니 재밌겠네요
    원래 겉으로 고상한척 하는 시대가 속으로는 더 썩어가는 것 같다고 생각이 되면서도 어느 시대건 똑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벨아미는 어쩌면 새로운 방향에서의 남녀평등주의자군요 남자 등처먹는 여자만 많이 등장하기에...ㅎㅎ

    • BlogIcon Delic 2012/02/05 21:18  address  modify / delete

      남자 등처먹는 여자 이야기도 좀 읽어보고 싶네요, 분노와 적개심에 불타보렵니다.
      그런데 그런 종류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잘 생각이 나질 않네요...?

  2. 2012/02/08 13: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Delic 2012/02/08 21:31  address  modify / delete

      그런 이야기의 카테고리가 방대하기까지 하다니 이럴 수가...
      긴장하고 경계하며 살기로 새삼 다짐해봅니다.
      세상은 역시 무서운 곳이어요.

  3. librovely 2012/02/12 22:2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남자 등처먹는 여자 이야기...가 의외로 생각이 안나네요...굳이 소설로 쓸 필요가 없나 현실에 많아서?ㅎ
    벨아미 영화로도 나오나봐요 알고 읽으신거 같지만

    • BlogIcon Delic 2012/02/12 23:26  address  modify / delete

      다른 우연한 기회를 통해 접한 책이었는데, 끝마치고 나서 김동률 인터뷰 읽으려고 샀던 씨네21을 보다가 2012 외화 라인업 소개 페이지 중 3월 개봉작에서 제목 발견하고는 영화로 나온다는 걸 알았어요. 타이밍 희한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