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도 부쩍 더 심해졌고(지금도), 뭐 먹으면 얹히거나 체하는 일 평소엔 전혀 없는데 얼마 전에는 몇 년 만에 급체.
수면도 영 만족스럽지 못하고...스팀팩 보약이라는 걸 한 번 주입해줘야 할 타이밍인가요.
* 이사온 지 어느덧 한 달 경과. 대체로 만족스럽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들 중 가장 깔끔한 축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위치가 워낙 좋아서. 훗날 젊은 시절을 회고할 날이 온다면 지금 이 곳에서 지내는 날들이 그나마 다른
때보다 조금은 더 괜찮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 물론 앞으로 잘 지내야겠지만.
단점이라면, 공간이 그렇게 좁은 건 아닌데 수납에 있어서의 배치(기본적으로 그런 건 벽면 쪽에 붙어야하므로)가
포화 상태여서 새로 뭘 더 들여놓기가 녹록치 않다. 예전부터 직장 가지게 되면 LP도 모아봐야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다가 작년에는 어영부영 넘어갔는데, 막상 이사와서 보니 LP는 커녕 CD 넣을 자리도 없다. 3×2짜리 책장에
켜켜이 쌓아뒀는데 이대로라면 앞으로 10장만 더 사면 꽂을 데가 없음, 책도 거의 비슷한 사정. 못을 박을 수 있으면
선반형으로 얼마든지 충당이 가능한데, 어쨌거나 좀 곤란한 지경이다. 그렇지만 생활하는 데는 저언혀어 지장 없음.
가운데는 남아도는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여유가 있다.
-------------------------------------------------------------여기까지 1/21 작성으로 기록되어있음.
* 동생이랑 놀러나가던 지난 주말 밤에 내가 어느덧 행거 한 줄이 셔츠만으로 채워진 회사원 아저씨가 되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평소에는 그런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거늘, 막상 뭘 입고 나가려니 내가 이토록 우스꽝스러운 차림으로
돌아다녔던가 싶더라. 올 봄부터 어디 안나가고 집에 틀어박혀서 디아나 하라는 신의 계시인 걸까.
* 일년에 설과 추석 이렇게 두 번, 반 년마다 운전대 잡을 때마다 바짝 긴장만 하고 늘지도 않는 뭐 그런 패턴인데,
지난 설에 몰아보고 온 이후로 이상하게 차가 한 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부쩍 하게 되는 요즘이다...만 살 돈도
없고 굴릴 돈도 없고 결정적으로 출퇴근이 지하철이라 평소에 쓸 일이 전혀 없다. 이것 역시 올 봄부터 어디
안나가고 집에 틀어박혀서 디아나 하라는...어?
* 이래저래 속상한 일 많았던 2월이다. 마음도 한껏 어지러워졌으니 봄이나 빨리 와버려라. 앞으로의 일은 정말
모르겠다.
악수하고 돌아서고 악수하고 돌아서는,
슬프지도 즐겁지도 않은 밴조 연주 같은......다른 이야기는 없다
스물 아홉
이 시점에서부터는 말이다 부작용의 시간인 것이다
황병승, 「주치의 h」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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