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 행복론(핸드북)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데일 카네기 (씨앗을뿌리는사람,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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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자기계발 류의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이유를 두 가지 정도로 압축해본다면 :  첫째는 이 책에서 변화의 필수

전제조건으로 명시한 '고민을 해소하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겠다는 굳은 결의와 그것을 배우려는 강한 욕망'같은

종류의 어떤 '맹목성'이 가진 극단적인 면에 거부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내가 이해하고 바라보는 삶이나 경험이란

하나의 '총체'같은 것이어서, 몇 가지 생각을 바꿔넣는다고 해서 '단기간에 이렇게 확 변하는 겁니다!'같은 식으로

이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변할 수가 없는 건데, 마치 계절을 토막내고는 간절기없이 겨울에서 봄으로 옮아가는 듯한
 
변화를 수많은 책에서 강요한다. 내일 당장, 다음 번에는 반드시,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렇게 - 천만에. 그

책의 내용을 부정하려는 건 결코 아니지만, 나는 단지 내 자신의 소소한 경험까지 곁들여가며 좀 더 천천히
 
느긋하게 영향을 받고 싶은 거다. 그거야 읽는 사람 마음 아니냐고 묻는다면, 그야 당연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지에서 금방이라도 불쑥 튀어나와서 악악거리기라도 할 것처럼 불타는 연사 모드로 외치는 그 특유의 어조가
 
나를 너무 불편하게 만든다고.

 둘째는, 타인의 신념을 탑재하는 일은 장기 이식같은 것이어서 아무리 옳은 것, 널리 퍼지고 공유되어 검증된

것이어도 '뭔가 서로 아귀가 맞아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인데, 소설류는 내가 좋은대로 알아서
 
생각하고 멋대로 해석해서 끄집어내거나 단순한 감상에 그쳐도 상관이 없는 데 반해 이런 책들은 애초부터 저자의

직관이나 의견이 절대적이라는 전제 하에 내용이 전개되기 때문에 뭔가 유연한 맛이 없이 딱딱 부러져버리는 것만

같아서 싫다.

* 비록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본인이 끔찍히도 싫어하는 종류의 책이건만, 이 책은 꽤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예전에 없던 공감을 산 구절이 몇몇 눈에 띄어서였을까. 특히 걱정을 해결하는 메커니즘이나 -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 뒤 그 최악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라 - 고민이 습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바빠지려고 노력하고 항상 뭔가에 몰두하라는 등의 지침은, 이러한 일들로 고민했던 내 과거의
 
많은 시간들을 다시금 돌이켜보게 했다. 반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얼마간은 스스로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한

방편으로 저런 식의 틀을 생각해볼 수 있겠지 아마...

* 다만 이 책에서 근심이나 걱정, 피로같은 것이 단순히 건강을 해치고 정신에 해악한 것들로 취급된 데에는

부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나는 어떤 종류의 고뇌나 번민은, 그것이 극복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인간의 정신을

더욱 강하게 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 겪을 데미지에 대한 면역 면에 있어서도, 의식이나

정서 함양 혹은 사유의 깊이를 달리하는 데 있어서도, 심지어는 단순한 하나의 '경험'으로서도. 거시적으로 뭔가를
 
조망하듯이 인생을 바라본다면 우리의 삶에는 낙차의 고저를 불문하고 어떤 '굴곡'이 존재한다. 내재되었건 외부의

것이건 크고 작은 문제들이 끊임없이 덤벼드는 한 긍정적이고 행복한 생활같은 건 인간의 생애라는 구간에서

연속일 수가 없다, 다만 우리는 스스로를 다잡고 조절함으로써 저 굴곡을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견디고 극복하며

보다 더 이상적인 상태에 다다르는 것이 아닐까...이와 같이 '자기 자신을 격상시키는 데 필요한 계기나 요소'로서의

특질은 배제된 채, 육체적인 질병처럼 단순히 '일부 기능의 정지나 상실'같은 개념으로만 다루어가며 저 굴곡을

'악순환'으로 표현한 뉘앙스에는 전적으로 공감하기는 힘들더라, 뭐 그런 말. 단, 실린 내용 자체는 심리 조절

기제로써 흠잡을 것 없이 괜찮은 방법들이라는 건 인정. 다 써놓고 보니 뻘소리 스킬 얼씨구나 만렙찍은 듯한 이

느낌은 뭐냐.

* 예시로 들려주는 일화가 많다. 많아서 좋긴 한데, 너무 많다. 읽다보면 약간 부담스러워질 정도로.

* '사나이다운 사나이'도 많다. 이거 대체 기준이 뭐야?

* 가장 마지막 챕터인 '불면증에서 벗어나는 방법'. 별로 와닿지가 않는 게, 잠이 안오는 이유에 대해 이런 식으로

세세한 디테일을 설정하고 분석해본 적은 없거든. 그냥 좀 노곤한데 날카로운 상태. 그래, 여태 안자고 이런 거나

쓰고 있다...

* 약속 지켰다, 좀 늦어지긴 했지만서도. (나름대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부정적으로 썼다고 뭐라고
 
하진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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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노 2009/03/19 21: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렇구나 맹목성!!!

    나도 생각 좀 하게 되는 말씀이시구만요...

    • BlogIcon Delic 2009/03/19 23:10  address  modify / delete

      저 '맹목성'과 같은 기운에 제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도 없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마음이 편하지 못해서요...

  2. 2009/03/19 22: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Delic 2009/03/19 23:16  address  modify / delete

      이런 기회 아니면 언제 접해보려고. 어차피 한 권인 걸, 나야 별 상관없다네.
      게을러터져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야 읽은 게 더 미안하지.
      좋은 책 선물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