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포함 : 원치 않으면 클릭하지 마시오.
* 애시당초 본작은 내게 있어 다소 '불편한 영화'가 될 것임을 예감하고 있었다. 어떤 식으로든 교정 시설이
소재가 되면 군 생활의 - 온 마음과 정신이 앓았던 시기의 - 기억과 맞물려 아무래도 조금 더 예민하게 작품을
더듬게 되니까. 게다가 나는 본디 극장까지 와 가면서 눈물을 소매로 훔쳐야 하는 일을 달가워하지 않았으므로.
그래서 일행 중 한 명이 이 영화를 보고 싶다 했을 때, 그리고 다른 일행이 아무래도 좋다는 식으로 암묵의 동조를
표했을 때, 불안한 마음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과거의 파노라마같은 것이 스크린과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거, 살아있지도 않은 것이 너무 파르르 떨어대더라. 무슨 경련이라도 일으키는
듯이.
* 그러한 연유로 '어느 시점'까지는 작품 하에 제대로 몰입하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에는 지나치게
'윤기'가 흘러넘친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스토리도 나무랄 데 없지만, 오히려 그러한 극에 충실한
요소들이 작품을 본 후에나 들어야 할 '이건 결국 드라마이자 픽션일 뿐'이라는 생각을 너무 일찍부터 일깨워
버렸다. 극의 진행을 위해 미경험자들이라면 의문을 품지 않을 사소한 옥의 티의 집합을 부득이하게 필요로
했다는 인상이랄까 : 그것이 분위기건, 계호의 정도나 형태건, 재소자와 교도관의 관계건, 그 이외의 다른
무엇이건.
* 하지만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은 진짜다. 그 전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하며 집중하지 못했던 본인이 결정적으로
넘어가버린 건, 하모니 합창단의 공연 직후 조명이 꺼졌다가 다시 켜지면서 객석 가운데 통로로 어린이
합창단이 노래하며 무대로 다가가는 씬. 이 한 수가, 막막하게 별 소득없이 일단락지어지는 듯 했던 정혜(김윤진
분)와 아들의 해후를 개연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너무도 근사하게 만들어버렸다고 생각한다. 그 장면에서 터진
이후로는 계속 눈물 줄기를 끊이지 않게 할 만큼의 간격으로 크고 작은 회한과 갈등의 해소가 잇달아
이루어짐. 결국 말하고자 하는 건 인정(人情)이다, 어찌 감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그런데 노래 부분 더빙 안하고도 더 잘 갈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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