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Abrams 제작의 본격 '비주류 과학을 빙자한 괴기 미스테리 떡밥 투척 드라마' (뭔 소리야) Fringe입니다.
s1부터 나흘전 방송된 s2 첫편까지 도합 21개의 에피소드를 근 사흘만에 모조리 독파한 기세(라고 쓰고 '잉여의
위용'이라 읽는다)에 힘입어 생각한 바를 끄적이고자.
스포일러 포함 : 원치 않으면 클릭하지 마시오.
* 지금 이 드라마의 커다란 줄기는 뭐니뭐니해도 s1e14부터 등장한 평행우주 이론인데, 이는 아직 드라마의
전개가 갈 데까지 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루어봤을 때 확장될 여지가 있는 개념이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지금 단순히 이 쪽/저 쪽으로 간신히 틀이 잡힌 세계관은 일단 단순하게 말해 'double까지는 납득이 가는 상황'
이라는 건데, 극 중 윌리엄 벨이 작성했다는 문서의 'Our universe is only one of many'라는 구절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단순히 평행우주 이론의 요점을 생각해봤을 때 지금껏 나타나지 않은 또다른 세계'들'의
존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 이건 작가들이 어떻게 쓰느냐에 달린 문제이지만.
* s1 최종화에서 피터 비숍의 묘비를 보면 여태 피터가 어릴 때 병을 앓았다는 얘기, 월터는 기억하지만 피터는
기억하지 못하는 피터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소소한 것들이 언급되는 모양새가 어째서 전형적인 패턴으로
굳어가는지 알게 된다. 지금 주어진 정보를 통해 유추해보자면 가장 타당해보이는 설은 역시 '이 쪽 세계의
피터는 1985년 어린 나이에 이미 사망했으며, 지금의 피터는 다른 세계에서 월터가 데려온 또다른 피터'라는
얘기이지 않을까. 만약에 이 가설이 들어맞는다면 드라마는 아직도 갈 길이 먼 셈이 되는데, 왜냐하면 우리는
피터 외의 등장인물들의 '다른 세계의 판박이 버전'을 아직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의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장면은 저 쪽 세계에도 오바마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신문 정도?)
* s2 첫 화에서 올리비아는 저 쪽 세계에 다녀와서 깨어난 직후 그리스어로 피터 어머니가 곧잘 하시던 말씀을
내뱉는데, 이는 저 쪽 세계에 피터 어머니와 관련된 그 무엇이 있다는 뜻이렷다. 사실 피터 어머니는 s1에서는
있지도 않은 며느리도 모르는 존재였던 고로, 이와 관련해서 떡밥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심지어 s1
최종화에서 피터가 먼지에 싸인 가족사진을 손으로 닦아낼 때에도 아버지랑 자기 부분만 쓰윽하고 관두는
노골적으로 의도된 시청자 우롱 모드(?)였기 때문에 그녀와 관련된 것들은 아직 전혀 알 수 없는 상태.
* 터미네이터 2의 T-1000, 엑스맨의 미스틱, 원피스의 Mr.2 봉쿠레같은 본격 '남따라 변신' 캐릭터의 등장과
함께 프린지 최고의 완소 조력자 찰리는 이번 시즌 도중 하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단 오리지널은
소각되었으니 이 놈이 또 다른 애로 변신해버리면 우리는 찰리랑 영원히 안녕. 아무리 길게 잡아도 결국은
이번 시즌까지일 듯. 그런데 이렇게 찰리로 바꿔치기되는 과정이 뭔가 석연치 않은 게, 일단 간호사로 변신한
상황에서 찰리와 대치했을 때 총성이 들리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피터와 제섭이 곧바로 들이닥쳤단 말이지.
일단 간호사 시체 건은, 변신 직후 거기까지 미리 옮겨놓았다고 치자. 변신하는데 지 얼굴 뭉개고 연구개에
플러그 꽂고 여차저차 그다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걸 벌써 우리가 다 봤는데 말이지, 그 찰나에 벌써
찰리로 변신한 것도 모자라 원본 찰리의 시체는 어디 치우고 간호사 시체 세팅까지 해놓았다? 뭔가 이상한데.
* 새로 합류한 요원 제섭인지 뭔지하는 여자. 막판에 지금까지 프린지 부서가 맡았던 사건들을 각 성경 구절과
대응시켜 정리하는 장면, 월터 부자를 두고 'I think I've been waiting for you people my whole life'라는
대사를 치는 것 등을 보면 나름대로 꿍꿍이가 있는 인물로 보이는데. 다른 집단이나 결사(종교 관련?)에 속해있는
것일지도, 어쨌거나 온전히 기존 프린지 부서의 노선에 부합하는 인물은 아닌 듯.
* 뜬금없는 키스 한 번(그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난 s2e1에서 이게 가장 쇼킹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짜증이 밀려오는 건 왜일까)으로 브로일스-샤프 관계를 이제 러브 라인(?)으로 봐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헷갈린다. 전 시즌에 서로 우호적이면서도 티격태격하던 것이 이미지가 확 바뀌어버렸음.
세상에서 제일 안어울려, 그냥 니나가 잠시 미쳐가지고(급 군시절 생각나는 어휘 사용) 입맞춘 거였으면.
* 데이빗 로버트 존스 반토막난 후에 또다시 적대 세력의 정체는 미궁 속으로.
* 'From now on, we're calling the shots. We're done reacting. We're not gonna be too late
anymore.' 시즌 2의 양상이 시즌 1과는 사뭇 다를 것임을 시사하는 피터의 대사. 실제로 이번 에피소드도 전
시즌 방영분 대부분이 '이상한 사건 발생 → 이런 샵 또 얘들임 세상 미쳐돌아감'의 구도였던 것에 반해 이제는
특정 사건 발생 여부에 관계없이 완전히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구도.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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