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 - 그 여름의 끝
from 정상 입력/문장 2010/09/03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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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멋도 희한하게 들어서 뭐가 또 있어보일 거라고 소설도 손 뻗어서 짚히는 걸로 아무거나 제멋대로 읽어놓고는
제딴에는 취향이라고 시시덕거리는 본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나마 시 구절 몇 개 간신히
아는 건 있어가지고 문인분들께는 송구스럽게도 또다시 이런 괜한 헛글이나 써제끼는 누를 범하게 되었더라.
신입생 꼬꼬마 시절에 도서관에서 멋모르고 이것저것 뒤적거리던 중 우연히 발견한 이 두 줄짜리 시는, 내 안에서
문학 작품으로서의 성립 여부나 형식을 불문한 전반적인 언어에 대한 기존의 인식이며 그것을 둘러싸고 축적되어온
선입관, 그 모든 것들을 한순간에, 또 한꺼번에 너무나도 손쉽게 허물어뜨려버렸다. 짜임새랄 것도 없는 이 짤막한
토막 속에 어쩌면 이다지도, 일견 그저 무심하게 펼쳐지는 듯한 정경의 이미지를 내용과 달리 거의 전율이 일 정도로
강렬하게 심어놓을 수가 있었는지. 그 때까지만 해도 적어도 시에 있어서만큼은 수능이나 모의고사 언어영역
밖의 세상을 보지 못했던 나로서는, 머릿속을 서늘하게 밝힌 이 개안과도 같은 경험이 무척이나 가슴 벅찬
일이었다. 이렇게 감상을 피력하는 지금의 구구절절함마저, 마치 하늘을 바라보는 것처럼 이 시가 새삼 까마득하게
느껴지게 할 정도로. 나는 아직까지도 비슷한 길이의 어느 문장들에서도 이 작품에 필적할 만큼의 충격을 느껴본
적이 없다.
새들은 무리지어 지나가면서 이곳을 무덤으로 덮는다
관 뚜껑을 미는 힘으로 나는 하늘을 바라본다
- 아주 흐린 날의 기억
관 뚜껑을 미는 힘으로 나는 하늘을 바라본다
- 아주 흐린 날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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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멋대로 라기엔 only the good shits 라고 사료됨 ㅋㅋ
and here's another
http://www.youtube.com/watch?v=5G2JV_1RQoE
글쎄요, 블로그에 보여지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쪽에는 뭔가 좋지 못한 것들이 잔뜩 있지 않을까요? :)
링크의 영상은 제가 만약 천수관음이었다면 주저없이 엄지를 천 개 치켜들텐데 현실은 팔이 달랑 한 쌍인 고로 그냥 two thumbs up!할래요 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