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포함 : 원치 않으면 클릭하지 마시오.
* 코미디가 아닌 이상 남북의 대립 구도를 조금이라도 끌어들인 영화치고 이 정도로 미니멀한 느낌이 나는 게
또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본작은 불필요한 스케일 키우기를 배제하고 철저히 두 주인공의 속성과 관계에만
집중했다. 깔아놓은 멍석이 이렇다 보니 배우는 거의 발가벗겨지다시피 전면에 드러날 수 밖에 없는데, 오히려
송강호라는 배우의 진가는 그런 와중에도 빛이 난다는 걸 증명해보인 셈이 되었다. 하나하나의 장면에서 잔뼈가
너무 굵다 못해 본래의 뼈마디보다 더 굵어져버린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의 능숙하고 거침없는 대사와
움직임. 극 중 지원(강동원 분)과의 재회 직후 옛 부하를 호출해 지원에게 들키지 않았다는(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지만서도) 사실을 잔뜩 뻐기며 얘기할 때 나도 모르게 그 대사에 동의해버리고 말았다 : '내가 원래 한 연기
하잖아-'
* 작전 실패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북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힌, 그러나 막바지의 작전이 당으로부터의 지시가
아니라는 걸 몰랐던 순간에도 한규(송강호 분)를 찌르는 척하면서 사실은 검날 쪽을 잡고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지원. 그가 그 상황에서 굳이 피를 삼켜가며 힘겹게 '나는 누구도 배신하지 않았다'고 하는 장면(결과론에
입각해서 보자면 결국 그렇게 되었다)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저버림당할지언정 저버리지 않는' 타입이다.
관객들 누구나 한 때 저러한 가치를 절대적으로 여기고 좇던 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온전히 저렇다고는
말할 수 없게 되어버리고, 더 이상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 하더라도 :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인
'근거없지만 너무도 인간적인' 저 의리가 더욱 더 극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그런 와중에도 저런 인연이
존재하며, 저런 사람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 평소에 도망가지 않는 신부라느니, 사람 찾아준다느니 하는 현수막같은 걸 접할 때마다 진짜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실제로 관련이 있는 분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이 들게 될까. 물론
각자의 사정에 달린 거겠지만, 같은 인간에 대한 처우가 이러하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지탄하는 인종 차별과
다를 것이 뭔가. 멀지 않은 미래에 이와 관련한 문제들이 사회적 차원에서 대두되기 전에, 시스템 자체의
악순환을 멈출 수 있는 개선이 시급하다.
* 비즈니스 클래스가 저렇게 생겨먹었군, 언젠가 한번쯤은 타볼 기회가 생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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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재미있더라 ㅋㅋ
살아서 돌아와, 대구 오면 해장국이나 먹으러 가자~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