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포함 : 원치 않으면 클릭하지 마시오.
이 영화를 요즘 곧잘 떠돌아다니는 한 게시물의 유형을 빌어 일컬어보자면, 앞의 반토막은 '연출의 좋지 못한
예', 나머지 부분은 '시나리오의 좋지 못한 예' 정도가 되겠다. 전반부는, 뭔가 터무니없이 뻣뻣하고
우악스러움마저 느껴질 만큼 직설적이다. 흐름의 연결도 연결이거니와, 특히 주인공이 격정을 드러내는 씬이나
기자가 30년 전 같은 삶을 살았던 판사 드립칠 때마다, 평행이론이라는 프레임을 각인시키기 위해 조금 더
다듬어져 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될법한 부자연스러운 상황 설정들이 너무 거북하게 돌출되어있는
느낌. 후반부의 결말은 영화 자체의 아이덴티티를 모호하게 만든다. 시종일관 두 집합 간에 대응되는 각 원소들의
순차적 비교를 통해 '='로 대변되는 공식을 일반화시키는 데 주력하며 달려온 각본은, 믿기지 않는 일이 결국
현실이 되었다는 미스터리 추적 TV물을 극장판 제작한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물을 내놓고 말았다 : 요컨대
평행이론의 구조 자체보다, 스토리를 진행시키기 위해 얹은 스릴러의 요소로 초점이 지나치게 옮아가버린 것은
아닌지. 결말에 할애하고 있는 부분들은 아무리 봐도 '평행이론의 특수성'이 아니라 '치정과 관련된 그 일련의
사건이 지닌 특수성'이다. 소재는 좋았으나 쓰임새가 능숙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듯. 덕분에 초반 손 교수의 수학
공식 환질은 일드 갈릴레오에서의 그것만큼이나 뻘의 빛을 띠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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